고구마를 떠올리던 가을이 그러했듯, 붕어빵을 헤아리던 겨울이 그러했듯. 즐거운 손길로 봄동과 냉이를 솎아내던 봄이 이제는 서서히 익어, 어느새 조금씩 여름의 얼굴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계절에서 무엇을 만나게 될까요? 한 번뿐인 2026년의 초여름, 혹은 늦봄을 떠올릴 달큼한 기억은 어떤 것일까요? 오늘 아띠들에게 소개할 자리가 어쩌면 그런 자그마한 즐거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강원씨네마실의 6월 상영작은 <리틀 포레스트(2018)>입니다.
제철의 음식과 과일은 생각만 해도 마음이 동하지만, 사실 시간과 계절이 항상 달고 충만한 순간만 주지는 않습니다. 일찍 봄을 맞이한 남들의 시간과 나의 시간을 비교하기도 하고, 길어지는 나의 겨울 안에서 스스로가 조금씩 흐려지고 바스라지는 기분을 감각하기도 합니다. 해소되지 못한 갈증, 채워지지 못한 허기에 쓰린 속을 자주 부여잡기도 하고요.
영화의 주인공 '혜원'은 고향에 내려옵니다. 생각 같지 않던 도시 생활에 지쳐 조금만 쉬고 가려 했지만, 고향 친구 '재하', '은숙'과 가끔은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속절없이 웃어버리기도 하고, 직접 만든 음식을 다 같이 먹으며 많은 시간을 나눕니다. 그 사이사이에 혜원 안의 무엇인가가 조금씩 채워집니다. 급하게 넘기던 거리의 분식, 차가운 편의점의 폐기 도시락으로는 결코 때울 수 없던 그 무엇이.
싱그럽고 너그러운 시간이 맑게 흘러가고, 저마다의 미소를 짓는 '혜원'과 '재하', '은숙'의 뒤로 아름다운 사계절이 조금씩 색을 바꾸며 익어갑니다. 담백하고 소박한 이 영화는 그렇게 어딘가 그리운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게 합니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라는 외국 속담을 아시나요? 저는 참 좋아하는 말입니다. 버겁다면 언제든 도망치고 어디로든 도착해서 잘 먹고 잘 쉬고, 잘 사는 일이 참 중요합니다. 정말로요!
보기 좋게 꽃으로 꾸민 파스타도 좋고, 먹기 좋게 손으로 죽죽 뜯은 수제비도 좋습니다. 눈에 파묻힌 배추를 캐 뚝딱 끓인 국이어도 좋고, 고추를 잔뜩 넣어 아주 맵게 만든 떡볶이여도 좋아요.
항상 잘 챙겨드세요. 잠시 멈추어도 언젠가 다시 돌아올 봄을, 다시 나아갈 나를 스스로는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영화를 나누는 자리가 아띠들에게 그런 휴식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먹는 음식은 항상 제맛이고, 우리가 같이 보는 영화는 언제나 제철이지요.😎 많은 분들을 모시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6월 첫 상영회에 아띠들이 꼬옥 놀러오셨으면 좋겠습니다.
[부대 프로그램]
🥬고소하고 따뜻한 배추전 부쳐먹기🥨
🌶️매콤달달 떡볶이 나눠먹기🍴
🍶원하는 성인에게는 막걸리를, 어린이에게는 아침햇살을 드립니다☀️
물론 이번에 오시지 못하더라도, 바로 다음 달에도 좋은 작품으로 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리틀 포레스트> 상영회를 신청하고 싶으시면, 아래 링크에서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여름의 초입에서 소박한 저녁 시간을 함께하자는 작은 편지를 부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커먼즈 시네마_1회차 상영일정 및 상영작 안내]🍴
주제 : 휴식과 미식 일시 : 6/19 19:00 장소 : 명륜 아지트 (원주시 명륜동 205-131) 영화 : <리틀 포레스트>
- 본 상영회는 선착순 사전예매로 진행되며, 하단 링크를 통해 신청 가능합니다.
- 복잡한 삶의 과제를 잠시 떠나 휴식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함께 봅니다. - 영화에 나오는 음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같이 영화 봐요. - ‘싹이 트고 볕이 드는’ 상영작의 생동하는 감각을 공유해보는 상영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