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하늘이 높고 바람이 부는 초가을입니다. 이런 날 동네 한 바퀴를 찬찬히 걷다보면, 그 동네만의 오래된 풍경을 볼 수 있답니다. 또한 고즈넉한 담장이나 촘촘한 골목에서, 낮은 언덕과 작은 구석에서 지금은 사라진 어떤 공간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그러고는 문득 뒤돌아보며 생각합니다.
세상에서 한 공간이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다시는 갈 수 없게 된 장소의 조각을 모으는 사람들은 내내 어떤 마음을 쓸어담아야 하는 걸까?
9월의 커먼즈 시네마에서는 철거를 앞둔 주택단지에 사는 10대 소년 '유리'의 분투를 그린 영화, <가가린>을 함께 봅니다. 우주비행사를 꿈꾸는 유리에게 '가가린 주택단지'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낡은 건물이지만, 유리에게는 지키고 싶은 삶의 터전이자 꿈의 기반이기 때문인데요.
온전히 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유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아니, 무엇을 선택할 수는 있는 걸까요?😥
꿈과 현실이 맞닿아있던 세계를 잃어갈 때, 아끼는 장소를 이해 없이 소진시키려는 시도가 이어질 때, '합리적인 철거'라는 커다란 궤도에서 이탈한 개인이 떠나지 못하고 그 자리를 부유할 때. 어쩌면 우리는 유리와 같은 절박함과 안타까움의 순간순간을 이미 겪어봤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커먼즈 시네마에서 <가가린>을 보며, 이제는 사라진 원주의 공간과 공동체의 향수를 같이 되돌아보아요.
🤍[커먼즈 시네마_4회차 상영일정 및 상영작 안내]🥰
🌕 주제 | 사라지는 것이 남기는 영원한 것 📆 일시 | 2026년 9월 18일(금) 19:00 📍 장소 | 행구수변공원 수변무대 (원주시 행구로 362)